페미니즘이 여성을 구원해주지 못하는 까닭 잡담

지난 8월30일 오후 6시50분쯤 제주시오일시장 인근 인적이 드문 농로. 인근 편의점에서 근무를 마치고 걸어서 집으로 돌아가던 김모(39)씨의 발걸음이 갑자기 빨라졌다.

낯선 남자가 쫓아온 것이다. 남성과 맞닥뜨린 김씨는 들고 있던 우산으로 남자의 공격에 저항했다.

하지만 남자가 휘두른 흉기에 찔린 김씨는 인근 콩밭에 쓰러졌고, 이 남성은 달아났다. 김씨는 다음날인 31일 낮 12시쯤 싸늘한 주검으로 마을 주민에게 발견됐다.
<조선일보, '여성 BJ에게 빠져 재산 탕진, 결국 살인 불렀다'>


바로 한달전 제주에서 벌어진 사건인데, 기사 제목과 연관지어 보면 마치 인터넷 BJ에게 돈을 쏟아부은 남성이 그 BJ에 앙심을 품고 살해를 한 것 같이 보이지만 실제로는 피해 여성은 BJ와 아무 관련없는 일반인이다. 굳이 얘기해보자면 기사를 이렇게 오해가 가능하게 쓰지는 좀 말았으면 좋겠는데, 또 이런 류의 사건은 가십성이 들어갈 수밖에 없어서 읽는 사람도 편견을 가지고 보게되긴 한다. 



BJ에 빠져 전 재산을 탕진한 그는 강씨는 신용카드마저 정지되고, 월세가 밀리자 범행 2일 전 집주인 몰래 도망쳐 본인의 화물차에서 숙식하며 범행 대상을 물색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략>
또 피해자의 아버지도 청원글을 올려 “딸은 작은 편의점에서 매일 5시간씩 아르바이트를 하고 퇴근 후 도보로 1시간 30분 거리인 집까지 걸어서 귀가했다”며 “사건 후 알게 됐지만, 딸은 ‘운동 겸 걷는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교통비를 아껴 저축하기 위해 매일 걸어 다녔다”고 전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이 사건이 개인적으로는 좀 안타까운건, 인터넷 BJ에게 재산 탕진한 청년이 강도살해를 한것때문이 아니라, 39세 여성이 작은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는 부분이다.

남녀문제와 상관없이 강도살해는 언제든 벌어질 수 있는 문제고, 그보다 중년 여성이 편의점 아르바이트로 생활을 한다는 그 부분에서 나는 '아니 그 많은 여성부 예산과 깨알같이 많은 여성단체들은 다 어디서 뭘 하고 있는거지?'라는 부분에서 의아함이 생기기때문이다.

최근 여혐-남혐 논란, PC주의등 정치성 짙은 논쟁때문에 가려져서 그렇지만, 전체의 절반을 차지하는 여성 대다수는 상당히 열악한 생활조건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 심각하다는 청년실업 문제에서도 여성들은 남성보다 상대적으로 취약한 고용환경 구조를 가지고 있는게 엄연한 사실이다. 이것은 기업들이 여성을 꺼려해서라기보다는, 우리나라의 경제환경 구조가 그렇게 되어있기때문인 탓이 크다.

고용환경에서 취약한 남녀라는 것은, 같은 세대에서 상대적으로 학력이나 구직능력이 떨어지는 이들을 의미한다. 이런 이들은 전체의 50%를 훨씬 상회한다. '좋은 일자리'라 불리는 급여와 업무환경 수준이 높은 구직처는 대부분 상위 30%정도가 경쟁하는 세계다. 우리나라에서 공무원 시험에 청년들이 몰리는 이유중 하나도 다른 좋은 일자리에 비해서 경쟁수준은 높지만 문턱 자체는 낮기때문. 문제는 이마저도 노무현 정권때부터는 고급 고시나 대기업에 기웃거리던 상위 30%들이, 9급 공무원 시험까지 보게 되면서 거의 빼앗기고 있는 실정이다.

뭐 물론 공무원 일자리도 한정되어 있으니 이것이 전체 청년취업을 책임지지는 못하지만, 노무현 정권은 이런 청년 취업의 불안한 구조를 굉장히 고착화 시킨 주범이었다. 고용 환경을 유연화하고 경력수준이 낮을 수밖에 없는 청년들이 급여는 낮아도 일을 배워가며 경력을 쌓아갈 수 있는 고용구조를 확대하기보다는 오히려 줄여났고, 그 이후 정권에서는 사실상 실기한 셈이다. 청년들이 사회에 진출해서 제대로 경력자로 취급받을때까지 필요한 기간은 3~5년정도인데, 이 기간의 고용구조를 극소수일수밖에 없는 정규직 일자리에만 목매고, 나머지를 공무원 시험에 때려박도록 만들어 고용구조를 더 악화시킨게 노무현 정권이었다.

결국 일을 배워야 할 시기를 공무원 시험으로 더 소비하고 30대에 들어서게 되면 아예 구직을 포기하게 되는 악순환이 MB와 박근혜 정권에 이어졌고, 문재인 정권에 들어서면서 이 세대가 40대에 접어들어 작은 편의점에서 일을 할 수 밖에 없도록 만든 것이다. 사회구조상, 30-40대 남성의 고용구조가 열악해지면, 자연스레 그런 남성을 결혼상대로 해야하는 여성의 미래도 암울해질 수밖에 없다. 이래나저러나 하위층 여성은 퇴로가 없는 셈이다.

문제는 이런 정권의 책임을 뒤로하고라도, 여성의 고용문제에서는 여성부와 여성단체들이 그동안 무엇을 했는가. 마치 소수 페미단체와 페미 정치인들이 여성들의 입장을 모두 대변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좌파계열의 여성단체들은 취약한 구조에 놓인 30-40대 여성들의 가장 큰 적이기도 하다. 제대로 경력도 없이 30-40대가 되어버린 어정쩡한 학력과 기술이 없는 여성들은 결국 일자리가 뻔할 수밖에 없는데, 이런 고용처를 무리한 최저임금 인상과 '여성을 홀대한다'는 이유로 더 수를 줄여버린게 페미니즘 정치세력이기때문이다. 이런식으로 밑바닥 일자리를 줄여가게 되면 여성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더 위로 올라가는게 아니라 그 밑바닥 맨틀까지 뚫고 내려가게 된다. 괜히 각종 성매매 금지에도 불구하고 여성들이 이쪽 일로 몰리는게 아니다.

30-40대 여성들이 현 문재인 정권의 메인 지지층이지만, 이런 하위층 여성들이 PC주의와 페미니즘의 잘못된 허상부터 깨야만, 자신들에게 놓인 취약한 고용환경, 생활환경을 개선할 여지가 생긴다는 사실을 말하고 싶다.


덧글

  • 채널 2nd™ 2020/10/01 00:45 #

    >> 노무현 정권은 이런 청년 취업의 불안한 구조를 굉장히 고착화 시킨 주범

    아니, 이명박이와 박근혜는 대체 그 동안 뭘한겨? << 우덜 댓통령은 ㅋㅋㅋㅋ '면죄부'를 드립니다...... 물경 십년전의 일인데

  • SKY樂 2020/10/01 02:03 #

    이걸 굳이 설명해야 하나싶긴 한데, MB때는 친기업 정책으로 방향을 바꿨지만 서브프라임 위기로 투자위축이 고용률 하락을 주도했고, 박근혜때 뒤늦게 노동유연화를 하려고 했지만 굴뚝산업 후퇴와 총선패배로 물건너감. 걔들한테 면죄부를 주는게 아니라 노무현때가 그나마 정책적 해결을 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다는 의미.
  • 존다리안 2020/10/01 09:17 #

    페미니즘은 왜 대다수 여성들이 뭘 생각하는지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 걸까요?
  • KittyHawk 2020/10/01 12:13 #

    페미니즘 주도 세력이 결국 구름 위의 존재들이고 그들 눈엔 저 아래것 년들에겐 적당히 뭔가만 던져주면 된다는 식으로 사고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페미니즘의 이념적 기원 같은 걸로 생각이 넘어가면 당연한 흐름이랄수도 있겠지요.
  • 흑범 2020/10/01 12:49 #

    여자라는 지위 내세워서 감투하나 차지하는게 그들의 목적이니까요.
  • SKY樂 2020/10/01 14:41 #

    원래 예전부터 엘리트 여성들은 다수 일반 여성들과 생각의 편차가 심했습니다. 괜히 이대녀들이 욕먹는게 아니죠.
  • 흑범 2020/10/01 15:50 #

    남자= 무조건 가해자, 악

    이런 시각에 얼마나 동조할까요. 특히, 결혼해서 아들 낳은 여자들은 더이상 페미니즘에 무조건 동조하지 않을겁니다. 일부 혜택은 받았더라도.
  • 2020/10/01 12:15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20/10/01 14:43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20/10/01 12:45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20/10/01 14:44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터프한 둘리 2020/10/02 12:34 #

    페미니즘으로 꿀빠는 부류들이 누구인지를 생각하면 답은 나옵니다.
  • 흑범 2020/10/02 06:35 #

    그렇죠. 거기에 속는 여자들만 어리석을뿐.

    일부 상류층 여자들이 감투쓰는 것에 환호하는데, 상류층 여자들이 그들을 설마 같은 존재로 볼지?
  • 2020/10/02 16:10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타마 2020/10/05 10:12 #

    페미니즘 자체가... <여성을 어떻게 이롭게 할 것인가?>가 아닌 <어떻게 여성을 팔아 '내가' 이득을 볼 것인가?>라서요. 당연하다면 당연한 결과이겠지요. 오히려 얘네들 입장에서는 자기를 제외한 여성들이 계속 더 심한 고통을 받았으면 할 겁니다. 그래야 계속 자기 주머니를 채울 수 있으니...
    그것도 모르고 페미를 구세주인양 지지하고 있으니... 끊임없는 악순환이 계속 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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