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통합의 불필요성 잡담

1

2017년의 19대 대선을 보면 시종일관 1위를 유지하는 문재인 후보에 대항하는 후보들이 매번 바뀌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초기엔 이재명, 그 다음엔 안희정으로 이어지며, 거의 60%나 되는 여론을 독점한 민주당 경선 내에서 대선후보 싸움이 벌어지다가 경선이 끝나고 나면서 반문 지지층이 비민주당 후보로 옮겨가는 것을 볼 수 있다.

문재인 후보는 30~40% 안의 박스 안에서 계속 우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그 외의 후보들은 사안마다 분기별로 등락이 매우 심한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박근혜 탄핵 이후로 문재인에 반하는 50%내외의 여론이 가장 문재인을 낙선시킬수 있는 후보를 찾아다녔음을 보여준다. 

민주당 경선이 끝나고나서는 안철수 후보가 그 역할을 맡으며 문재인 후보를 바짝 추격했지만, 대선이 가까와지면서 지지율이 전통적 보수 후보층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볼 수 있다. 이시기 지지율 하락에 대해 안철수측은 문재인 캠프의 여론조작 의혹을 비치기도 하는데, 그보다는 탄핵이슈의 충격으로 안철수층으로 유입된 보수여론이 문재인과의 정책적 차별성에 실패한 안철수 캠프의 선거전략에 대한 위화감으로 보수쪽으로 돌아선 탓이 더 커보인다.

대선전 마지막 여론조사에서는 여전히 안철수가 1위지만 지지율이 하락세이고, 선거자금 보전도 받기 힘들었던 홍준표 후보가 16%로 빠르게 상승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보수에서 탄핵을 주도했던 유승민은 10%를 넘지 못하고 5%전후의 박스에 갖히게 된다.


이후 실제 대선 득표를 보면 문재인은 40%전후의 박스에 여전히 갖혀있지만 다른 후보들이 이를 앞지르지 못하는 바람에 당선이 된다. 홍준표는 24%로 상승은 했지만 1위 후보에 많이 못미치고, 안철수는 마지막 여론조사의 결과가 그대로 나타나 보수표 상당수가 홍준표에게 옮겨갔음을 보여준다. 유승민은 여전히 5%안팍의 박스를 벗어나지 못하고 6.7% 득표를 한다.



2
2018년 7대 지방선거를 보면, 집권당인 민주당이 51.42%로 대선때보다 훨씬 지지도가 높아졌는데 이는 중앙 정부로부터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기 힘든 지방자치단체의 특성상 집권당 프리미엄이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박근혜 정권때도 세월호 악재가 터졌음에도 새누리당은 집권당 프리미엄에 힘입어 패배를 면한 바가 있다. 자유한국당은 27.7%%로 지난 대선과 비슷한 득표를 유지했는데 실득표수를 보면 780만표에서 701만표로 80만표(11%)가 증발했음을 보여준다. 탄핵과 정권교체 이후, 자리를 잡아가야 했을 제1야당이 혁신을 미루고 리더십이 실종되면서 보수층으로부터 외면받기 시작했다는 얘기. 재미있는 것은 유승민의 바른미래당은 7.8%로 득표율은 조금 올랐지만 실득표수는 220만표에서 197만표로 오히려 줄었다는 점이다. 더 웃기는건 저게 유승민과 안철수 합당한 결과라는 것. 이미 이때 바른미래당의 미래는 작살이 난 셈이다.

대선 득표율만 따지면 바른당의 유승민이 220만표, 국민의당의 안철수는 699만표로 합산 919만표가 되어야 하지만 실상은 197만표로 훨씬 줄었다. 양자의 합당이 정치공학적인 시너지를 내기는 커녕, 오히려 마이너스 효과를 가져온 셈이다. 득표율만 보면 자유한국당은 대선때보다 3%가 올랐고, 바른미래당은 21%가 증발했다. 증발한 21%중에 10%정도가 민주당으로 옮겨갔는데 아마도 호남계 안철수 지지층인 것으로 보인다. 나머지 11%는 일부는 자유한국당으로, 일부는 정의당으로, 또 일부는 무당층으로 이동했다.

바른미래당의 7.8% 197만표에서 유승민과 안철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얼마인지는 알 수 없지만, 안철수 지지층 대다수가 증발했고, 유승민도 꽤나 많은 부분을 상실했음을 예측할 수 있다. 이미 이 시점에 유승민, 안철수의 정치적 영향력은 사라졌다고 보는게 맞다. 이후 바른미래당의 지지율은 5%이하로 떨어지면서 국회 제3당이지만 여론 영향력은 매우 낮은 미래가 없는 정당으로 전락했다.


3
자유한국당이 보수통합에 연연하는 이유는 민주당과의 경쟁에서 아주 약간의 열세를 극복할 가장 좋은 대안이 바른미래당 내 보수층 지분 흡수이기때문이다. 바른미래당이 가진 5%내외의 지지율중에서 절반만 자유한국당이 흡수할 수 있어도, 오차범위내에서 민주당과 다툴수 있게된다. 총선이 다가오면서 자유한국당은 보수통합에 더 적극적이 될 수밖에 없다.

반면 바른미래당은 손학규 대표를 중심으로 하는 내분때문에, 사실상 분당상태이고 유승민과 안철수계 일부가 신당창당을 계획중에 있다. 그러나 유승민이 자유한국당과 보수통합을 하기위해서는 신당 창당에 동참하는 안철수계와 결별할 수밖에 없는데 이것은 유승민의 정치적 입지를 약화시키는 것이기때문에 함부로 하기 힘들다. 보수통합을 요구하는 자유한국당에 대해 유승민이 요구하는 바는 생각보다 더 클 수밖에 없는데, 자유한국당이 이를 곧대로 받아들이기는 매우 어렵다.

뿐만 아니라, 총선을 앞두고 사실상 조직이 붕괴되어가는 바른미래당이 자유한국당과 통합할 경우, 조직 상당수는 기존 자유한국당 조직에 흡수될 수밖에 없는데 이는 공천이나 선거과정에서 바른미래당 출신들의 입지가 매우 좁아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과거 새누리당 출신이었다가 바른당으로 분당해 나간 인사들 (유승민, 오신환, 하태경, 이준석등)이 보수통합에 소극적인 이유가 여기 있다. 문제는 이들 입장에서도 신당창당 자체가 총선에 어떤 의미가 있느냐... 현실적으로 아니라는거다. 

유승민이 주도하는 그쪽계열의 신당창당은 결국 바른미래당 mk2정도의 의미일뿐인데, 과연 유권자들이 여기에 호응할까? 이런 소형신생정당이 내세울 차별성은 민주당과 한국당 사이의 '중도성'과 패스트트랙으로 새로 바뀔 선거법에서 연동형 비례대표를 통한 의석수의 효과뿐인데, 전자의 경우에는 이미 조국사태로 인해서 정국이 문재인과 반문재인 구도로 급속도로 개편되어가는 과정에서 중도가 자리잡을 공간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는 현실인식을 못한다는 얘기일뿐이고, 후자의 경우에는 과연 연동형 비례대표가 실행이 되었을때, 유권자 입장에서 민주당과 한국당의 대안으로 표를 줄 세력이 신생 바른미래당 mk2이겠느냐... 앞서 본 대선과 지방선거 득표율 추세를 볼때 전혀 아니라는거다. 즉 유승민이 주도하고 하태경, 이준석들이 따라가는 신생정당은 총선 구도에서 그냥 아무것도 아니다.


4
자유한국당이 유승민과의 통합에 미련을 두는 이유는 어디까지나 민주당과의 싸움에서 모자란 아주 약간의 지지율, 그리고 또 한가지가 있다. 현재 자유한국당 내엔 중도층에 호소력을 가진 대중적 이미지의 인물이 '한사람도' 없다. 박찬주 대장 사건이 의미가 큰 것은 이런 자유한국당의 다음 총선 기획에 중도층 공략이 빠져있다는 사실을 여실히 드러냈기때문이다. 반면 민주당은 조국 임명에 반대하면서 친문 지지층의 비토를 받은 금태섭을 총선기획단에 넣어 조국 사태로 흩어진 중도층을 끌어들이려는 의도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민주-한국 양당의 중도층에 대한 대우가 하늘과 땅 차이인 것.

물론 금태섭이 민주당 총선기획단에 어떤 실질적 역할을 할지는 미지수이고, 아마도 친문세력이 그것을 주도할 가능성이 더 높지만, 적어도 중도층 입장에서는 이들이 자신들에게 어떤 공을 들인다는 인상을 주는 것이고, 반면 한국당은 박찬주처럼 보수적인 인물들을 영입하면서 중도층을 외면한다는 인상을 주는게 사실이다. 바로 이런 문제가 지속될수록 선거가 다가오면, 자유한국당내 수도권과 충청권등 중도유권자층이 두터운 중부권에 출마하는 의원들은 이미지메이킹을 위해 내세울만한 대중적 인사가 더 요구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자유한국당이 그나마 손댈만한 인사들은 대체로 바른미래당쪽에 있고, 그래서 이들의 영입을 위해 더욱 보수통합을 외칠수밖에 없는 구조다. 물론 바른미래당내의 대중성을 지닌 인사들이 영입되려면 당선이 보장되는 지역구나 비례대표를 요구할 것인데, 자유한국당이 '배신자'나 다름없는 바른미래당 인사들에게 꿀빠는 자리를 양보할 가능성은 '전혀' 없다는데서 보수통합이 얼마나 비현실적인지를 보여준다.

게다가 실질적으로도 유승민과 바른미래당의 표 견인력은 이미 '0'에 수렴하고있고, 민주당에 약간 열세인 지지율은 바른미래당과의 통합보다는 자유한국당 자체의 혁신과 공천개혁을 통해서 충분히 얻어낼 수 있는 것이기때문에 더욱 보수통합은 무의미하다. 여기에다 자칫 어설픈 보수통합을 추진하다가 안철수계의 반발, 그리고 공천을 두고 앙측간의 불화가 심화되면 20대 총선처럼 또 선거를 망칠 수도 있다. 그러니까 한마디로 안하는게 낫다.

자유한국당이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을 누르고 제1당과 국회의장을 되찾으려면 바른미래당이나 유승민계에 대한 어설픈 양보를 통한 통합보다는 내부 혁신과 세대교체, 중도층에 대한 관심과 배려를 통해서 바른미래당을 '밟아버리고' 자체적인 능력으로 해내는게 더 쉬운 길이다. 득표율 5%도 안되고, 보궐선거에서 민중당에게도 지는 그런 정당과 통합하겠다고 나서 공을 들이는 것은 보기보다 실리가 그리 크지 않다는 얘기다. 대중적이고 중도적인 인사를 자체적으로 발굴하고 이들에게 그 꿀단지같은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양보해주는게 더 시너지가 크지, 망해가는 중도정당 인사들을 끌어안아 그같은 효과를 노리겠다는 것은 단순한 정치공학으로도 계산이 안서는 짓이기때문이다.


PS : 위 도표 출처는 나무위키(1) (2) 


덧글

  • KittyHawk 2019/11/08 12:58 #

    현재까지 보여준 행동을 보면 일단 제의 후 되면 좋고 안 되면 어쩔 수 없는 명분 쌓기용 정도로밖에 안 보입니다. 나는 제안했지만 쟤네가 거절하니 어쩔 수 없었다 류의 그런것말이지요.
  • 아싸라비 2019/11/08 13:08 #

    황교안이 과거부터 쭉 보수대통합을 애기한 만큼 명분 쌓기용이라고 보기에는 좀 그렇지 않을까요? 이미 바른미래당이나 유승민 쪽은 거절을 여러번 했고요.
  • SKY樂 2019/11/09 08:46 #

    박찬주 건으로 여론이 안좋아진 상황 타개용이 크긴 하죠. 다만 당 내외에서 보수통합 요구가 강했던 것도 사실이고, 안을 내놔서 유승민이 안받으면 그만, 받아도 손해 안볼정도로 협상하는 정도로 봅니다.
  • 2019/11/08 13:01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아싸라비 2019/11/08 13:07 #

    금태섭 의원을 총선기획단에 넣은것도 중도층 떄문이군요. 이제 총선도 얼마 안남았는데 어떻게 될련지 모르겠네요. 자유한국당도 유민봉을 시작으로 인적 쇄신이 시작될련지 궁금하네요.
  • SKY樂 2019/11/09 08:49 #

    금태섭은 원래 안철수계였다가 20대 총선에 민주당으로 넘어간 인사죠. 태생적으로 친문이 되긴 어렵고, 본인의 쓰임새 자체가 중도층 안배인데, 조국 사태때 처신을 잘한 셈이기도 하고요..
  • 레드진생 2019/11/08 14:57 #

    문제는 자유당 내부에서 "내부 혁신과 세대교체, 중도층에 대한 관심과 배려" 를 어떻게 하느냐는 거지요. 지금까지 보수쪽에서 중도층/젊은층에 대해 목소리를 내 와서 이름 좀 알린 사람들이 지목하신 바미당 쪽 인사들 뿐이지, 자유당 내부에 얼마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 SKY樂 2019/11/09 08:49 #

    바른미래당 인사들이 중도 스피커 역할을 하긴 합니다만, 결정적으로 여론 주도력이나 선거 영향력이 전무해서 자유한국당이 끌어들여도 큰 소득이 없어요.
  • 존다리안 2019/11/08 17:56 #

    유승민을 믿었건만....
  • SKY樂 2019/11/09 08:50 #

    처음부터 대선주자급도 아닌데 그렇게 굴고 있으니 본인이 가진 장점은 쓰지도 못하는거죠.
  • 나인테일 2019/11/08 19:56 #

    선거법이 개정되면 각 진영별로 2중대 정당이 필수로 필요해집니다. 이미 좌익에는 정의당이 있으니 우익에도 유승민 신당이 있어야지 밸런스가 맞게 되는거죠.
  • SKY樂 2019/11/09 08:51 #

    전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현재의 바른미래당이나 유승민 신당으로는 보수 2중대가 될 수도 없을정도로 여론의 호응이 안좋습니다. 정의당은 노조 조직력에 기댈수라도 있지, 이쪽은 조직력도 붕괴상태고...
  • 소심한 빙하 2019/11/10 12:46 #

    대오각성이 없으면 다음 대통령은 총리 출신인 "십팔자"가 될 확률이 99%라고 봅니다.

    선거는 사법고시처럼 시험쳐서 당선되는 것이 아니고 민심의 지지을 받아야 당선되는 냉엄한 현실입니다. 선거가 불과 6개월도 안 남았는데, TK지역에서 배신자 소리를 듣는 황대표가 역시 배신자 소리를 듣는 유씨와 만나 합치면 무슨 도움이 될까요? 경론이 얕으면 경륜이 깊은 사람 여럿을 곁에 두고 고견을 듣도록 해야지요. 경륜이 얕은 자신의 판단으로 이러면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악수를 두면 자한당만 멍이 듭니다. 문제인의 김종인 쇼라도 좀 배워야 합니다.

    탄핵에 분노하여 민주당 후보가 자한당 거물을 제치고 80% 가까운 몰표로 당선된 것이라던가 별 이름도 없던 민주당 후보가 토박이 자한당 후보를 물리치고 당선된 것, 다른 곳에도 민주당 후보가 큰 표차없이 떨어진 것 이런 현실의 민심이 아직도 계속되고 있는데 한다는 짓이 배신자 소리 듣는 사람끼리 만나 TK 지역의 부화를 돋우는 것이 TK 외 지역에서 몰표라도 받을 수 있을가요?

    사람들 눈쌀을 찌부리게 한 친박,진박 논쟁에 관여된 사람, 탈당하여 탄핵에 관여한 사람, 임기 중 지탄을 받은 사람, 있는지 없는지 모를 정도로 어영부영 한 사람 싹 물갈이 하고 일반 대중의 표를 받을 수 있는 사람들 네세워야지, 현싫은 생각지도 않고 누가 뭐라고 하면 쫄졸 따라가서 배가 산으로 가는 부화돋우는 짓만 하는지...

    팔려가는 당나귀 우화에서 아들과 아버지가 당나귀를 팔러 장에가는데 애를 당나귀 등에 태우고 가니 노인들이 노인공경하지 않는 말세라고 비판하니 아이 내리고 아버지가 당나귀 등에 탓다가 이번에는 어린애를 걸리고 어른이 당나귀 타고 간다고 여인들이 뭐라 하니 이번에는 둘다 당나귀 타고 가다가 또 누가 둘이나 당나귀 타니 당나귀 죽겠다고 하니 둘다 내려 당나귀를 둘러메고 장에 갔다는 우화가 생각나는 것은 왜일가요?

    대폭 물갈이를 하고 자신은 물갈이의 믿거름이 되는 것이 다음 대선에서 사는 길일 것이다.
  • SKY樂 2019/11/09 08:52 #

    문재인이 한달내 급사하지 않는 한 총리 출신이 대통령 될 가능성은 없다고 전 보는지라... 그냥 총리이기때문에 인기가 있는거지 내려오면 별볼일 없어요. 황교안도 탄핵사태덕에 지금 수준을 유지하는거지 아니었으면...
  • 소심한 빙하 2019/11/09 09:07 #

    SKY樂 님 견해도 일리가 있지만,
    내가 보기에는 지금 상황이 계속되면 광화문 데모 열심히 하고 조국 수사 열심히 한 것이 결과는 조국을 대선후보에서 탈락시키고 "십팔자"가 대선후보가 되어 당선되게 만들 것 같은데요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통계 위젯 (화이트)

34268
1368
1072761

WUGSOK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