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문제 단상 잡담


조금 환기하는 차원에서 하나 언급하자면, 북한의 핵개발은 공개된 것만 20년입니다. 제네바 합의가 1994년에 맺어졌는데, 이미 그 이전부터 북한은 핵무기 개발을 하고 있었습니다. 대체로 북한은 약 30년동안 핵무기를 개발해온 셈이죠. 첫번째 핵실험이 2006년이었는데 거기까지 약 15-20년이 걸렸습니다. 

지금까지 30여년동안 북한이 핵무기 개발에 쏟은 비용은 대충 감안해도 천문학적입니다. 중요한 기술이나 부품의 수입이 순조로웠을리가 없기때문에 그 비용은 더 올라가겠죠. 일본에 사는 모델러가 건프라를 만드는거랑, 북한에 사는 모델러가 몰래 건프라를 암시장에서 구입해서 집에서 숨으면서 만드는거랑만 비교해도 그게 얼마나 저효율에 높은 코스트를 요구하는지 예상 가능합니다.

솔직히 말하면 북한이 핵개발을 중도에 포기 안한게 기적적인거지요. 그동안 북폭을 하겠다, 경수로를 지어주겠다. 경제지원을 해주겠다, 고립시키겠다등등 한국을 비롯한 주변국들이 별별 방법을 다 써봤지만 포기 안했습니다. 이정도면 그냥 북한체제는 김일성 일가가 아니라 핵무기가 백두혈통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김일성-김정일-김정은 3대 입장에서는 체제유지용이라고 퉁칠수 있다고 하지만, 북한 사회입장에서 보면 30년동안 많은 기회를 내다버리고 핵개발에 올인한겁니다. 제가 강조하고 싶은 부분이 여기에 있어요.

북한이 핵무기 개발을 하던 초기인 1990년 초만 해도 중국의 GDP는 3600억불정도로 한국(2700억불)보다 좀 높은 정도였어요. 만일 같은 시기, 북한이 핵개발을 안하고 정치적 부침을 좀 감수하더라도 중국과 비슷한 길을 걸었다면 지금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경제성장을 했을 겁니다. 이건 당연한게 동아시아 국가들중에 북한을 빼고 성장 안한 나라가 없으니까요. 지금 중국의 GDP는 2016년 기준 11.2조불이고 한국은 1.4조불입니다. 주변에 이런 거대경제권이 존재하는데 성장을 못하는 건 굉장히 특이한 일이에요.

북한이 핵무기 개발을 위해서 30년동안 포기한게 무언지 제대로 직시해야한다는 얘깁니다. 그리고 이걸 북한 사회가 모른다고 가정해서도 안되고요. 우리의 시각에서는 이해가 안되지만, 북한의 입장에서는 그런 사회와 경제가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들을 모조리 포기하고라도 만드는 핵무기라는것의 상징성이라는게 있다는 얘깁니다. 북핵문제를 거론하는 전문가라는 사람들 볼때마다 가장 답답한 부분이 여기 있어요.

결론을 말하면, 북한은 한국이든 일본이든 미국이든간에 어떤 경제적 급부를 제공한다고 해서, 그리고 남북교류로 자본주의의 맛을 조금 맛보여준다고 해서 핵무기 개발을 포기할리가 전혀 없다는 얘깁니다. 혹자는 핵무기 동결을 말하는데, 핵도 결국 기술적으로 발전하기 마련이에요. 북한도 꾸준히 자신들의 핵무기를 더 작고 더 강하고 더 정확한 무기로 개발해 나갈건 당연한 얘깁니다.

게다가 김정은이 핵무기를 체제유지용으로 쓴다고 쉽게들 말하는데, 사실 핵무기야말로 앞으로 김정은 체제를 가장 괴롭힐 문제거리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얘기는 간단해요. 핵무기를 손에 쥘 수 있다면 평양의 위원장 동지가 두렵지 않죠. 발사스위치를 손에 들고 있다고 해봤자, 그것을 멀리 떨어진 핵미사일까지 연결하는 것은 평양이 아닙니다. 북한의 정치시스템이 이 핵무기 관제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유지가능하냐는 것에는 전 굉장히 회의적이거든요.

지금까지 다행스러웠던 것은 핵무기를 소유한 나라들 대부분의 체제가 안정적이었다는겁니다. 구소련조차도 붕괴하고 쿠데타가 일어나고, 경제가 무너지기까지 했어도 핵무기를 관리하는 시스템이 무너지진 않았어요. 그러나 북한은 얘기가 다르죠. 우리는 북한의 핵무기가 왜 문제인지 제대로 알아야 합니다. 그게 잔인무도한 김정은 일가의 손에 쥐어진것도 문제지만, 북한의 핵무기는 언제든 예측 불가의 영역에 도달할 수 있다는거죠.

북한이 핵무기를 앞세워 우리를 협박해서 삥뜯을게 겁난다고요? 아닙니다. 솔직히 말해 우리 국민들이 열심히 낸 세금의 한조각을 북한에 던져주고 평화가 유지될 수만 있다면 그건 썩 나쁜 얘기는 아닙니다. 아닌말로, 구한말에 고종과 민씨 일족들이 미국 러시아에 금광채굴권이나 철도부설권 같은 이권 떼어주고 "우리를 외세에게서 지켜주세요" 하는거랑 똑같은거죠. 그게 가능만 하다면 나쁜 얘기는 아닌데, 문제는 그거 갖다 바친다고 평화가 유지된다면 군대가 왜 필요하겠어요?

결국 북한이 소유한 핵무기는 우리가 예상하지 못한 위치에서 평화를 위협하게 될겁니다. 우리는 이걸 제대로 직시해야해요. 예측가능한 위기는 어떤 식으로든 해결책을 찾아낼수 있어요. 문제는 예측이 안되는 위기인겁니다. 이건 터지기 전까지는 아무도 몰라요. 북한의 핵무기가 바로 그거라는 얘깁니다. 김정은 체제가 핵무기 발사 스위치를 잘 지켜낼까요?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 저 체제는 아주 이른 시기에 개혁개방을 하지 않으면 큰 위기에 내몰릴겁니다. 솔직히 말해서 너무 오래 문을 닫고 있었어요. 인터넷으로 소통하는 21세기인데말이죠.

솔직히 북핵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할지는 저도 모릅니다. 전문가들도 모르는데 일개 블로거가 알 수 있는 영역이 아니죠. 미국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일본이 몰래 어떤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지, 그리고 중국은 유사시에 어떻게 대처할 생각인지는 누구도 모를겁니다. 하나는 알아요. 한국은 아직도 우왕좌왕 하고 있다는거.

대화로 북핵문제를 푼다? 앞서 얘기했지만 북한 사회는 30년동안 사회와 경제가 성장할 기회를 포기하고 핵무기에 매달렸어요. 그동안의 배고픔과 고통? 그런거 그들이 잊을리 없죠. 근데 이제와서 대화 몇마디 하고 돈대준다고 그걸 포기한다? 국제정치는 몽상적인 한국영화와는 다릅니다. 김정은 일가가 사라지면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할거라고 생각합니까? 제발 꿈 깨세요. 1차 핵실험때 노무현이 대북교류 차단하고 미국에게 "북폭갑시다"라고 하지 못한 그때 루비콘강을 건넌겁니다. 그리고 이명박, 박근혜 정권동안 외교적 소극성을 드러내던 오바마 행정부에 너무 기대있었죠. 이제와서는 문재인이 아니라 홍준표가 대통령이라도 북한 핵무기 문제는 쉽지 않은 과제에요.

답답한건 "이제 쉽지않은 과제가 되어버렸으니 아예 손놓자"라고 하는 것입니다. 앞으로 핵무기를 개발하려는 나라는 더 많이 늘어날거고, 핵무기 개발은 더 쉬워질거고, 더 빨라질겁니다. 미국의 패권은 바로 이들 국가들의 핵무기 개발을 어떻게 통제하느냐에 달려있죠. 미국이 북한 핵을 용인할거라고 보나요? 그러느니 평양에 버섯구름을 심을겁니다. 한국은 너무나 북한도 우습게 보고 미국도 우습게 보고 있어요. 죽기를 각오하고 달려들면 살것이고....라고 누가 말했었죠. 예나 지금이나 한반도에 발붙이고 사는 이상은 이 말에서 절대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덧글

  • Arcturus 2018/02/13 22:54 #

    "핵무기를 손에 쥘 수 있다면 평양의 위원장 동지가 두렵지 않죠" <- 이걸 생각 못하고 있었네요OTL 북한의 시장화가 북한 체제를 빠르게 허물고 있다는 것에 동의하는 편인데, 거기다 불안정한 핵무기까지 붙으면...ㅎㄷㄷㄷㄷㄷ
  • NEO rep 2018/02/13 22:57 #

    Arcturus// "톰클랜시의 로그스피어" 실사판 나오겠지요.
  • SKY樂 2018/02/13 23:56 #

    핵=절대반지는 원래 누구나 주인이 될 수 있다고 여기지만 실제로는 그 노예가 될뿐...
  • 디스커스 2018/02/14 00:01 #

    Arcturus//

    그렇게 핵을 포기한 국가가 남아공인데요... 과연 북괴가 그 경로를 밟을 것인지엔 저는 무척 회의적입니다;;
  • Arcturus 2018/02/14 00:11 #

    디스커스//
    재수없으면 북두의 권 실사판을 보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 2018/02/13 22:56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8/02/13 23:49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KittyHawk 2018/02/13 22:57 #

    제네바 합의 등이 깨질 때부터 어떤 결말이 기다리고 있는지는 상당 부분 결정되어 있었죠. 그걸 오바마 등이 전략적 인내라는 이름으로 감춰 왔었고요. 당장 조지 프리드먼 같은 이들은 대화야 하겠지만 결국 결렬이라고도 했으니...
  • SKY樂 2018/02/13 23:57 #

    북한의 행동만 문제라고 볼수는 없지만, 어쨌든 한국이 가장 큰 패배를 당한 셈이죠.
  • KittyHawk 2018/02/13 23:57 #

    그런데 50~100년 뒤를 생각하면 어차피 전쟁이 터질거라면 지금 대에서 터지고 미국의 맥클러니 장군 등이 경고한 대로 북괴 일대가 쑥대밭이 되는 결말이 오히려 낫다고 봐요. 저 김씨 왕조라는 최악의 역사적 부채를 제 어린 조카세대들이 물려받는 건 절대 안 된다 보거든요.
  • 말도안됨 2018/02/13 23:04 # 삭제

    97년 외에는 그 어느때도 북폭은 불가능했습니다
    과거에도 지금도 앞으로도 북폭은 불가능할겁니다 배넌이 그랬잖아요 "누군가 (전쟁 시작) 30분 안에 재래식 무기 공격으로 서울 시민 1천만 명이 죽지 않을 수 있도록 방정식을 풀어 내게 보여줄 때까지 군사적 해법은 없다"
    그나마 아직 북핵이 미약하고 중러가 헤롱헤롱하던 97년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시점이었죠
  • SKY樂 2018/02/13 23:47 #

    어디까지나 제 생각입니다만, 미국은 지금도 북폭이 가능합니다. 기술적으로는 20년전보다 더 잘할 수 있고요. 북한의 방공망은 20년전만큼 낡았죠. 그리고 문재인이 한미동맹을 계속 흔든다면 미국도 마냥 한국입장을 봐주지는 않을겁니다. 무엇보다 미국이 북폭한다고 중러가 전쟁하자고 달려들진 않아요. 이미 중국은 "핵시설에 대한 폭격을 봐준다"고 언급했었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에 경제제재로 허덕이는 중이고요.
  • 말도안됨 2018/02/14 09:48 # 삭제

    20년전보다 북한은 더 나락으로 떨어졌고 남한은 더 성장했습니다 빤스랑 핵무기 밖에 안 남은 비정상국가인 북한은 비정상 상태인 전시상태로 빠지는데 아무런 부담감이 없지만 우리 같은 정상국가에 잃을게 많은 국가는 전쟁이란 비정상행위를 하는것에 대한 리스크가 더 많아졌죠 미국이 남한 제끼고 전쟁할 가능성은 미국 본토가 공격받았을 때 빼고는 없을겁니다 미국 본토 공계 받는일은 없을테고요 빈라덴 정도의 자기사상을 위해 몸을 던질 수 있는 자기희생정신이 넘치는 이타주의자가 아닌 이상 자실의 길을 선택할리가
  • K I T V S 2018/02/13 23:18 #

    그럼 결국 이제 '미국의 세상은 끝난다'를 모두가 바라면서 기다리는게 제일 좋은 방법이겠군요. 역설적으로요.
    근데 이거 감당 못할 거 같은데... 그 어느 나라 사람들도. 이제 하기 싫어도 무조건 이상한 행동도 강제화될 날이 얼마 안 남았어요.
  • SKY樂 2018/02/13 23:54 #

    전쟁이란게 하고싶어 하나요. 그러다보니 결국 하게되는거지.
  • 디스커스 2018/02/13 23:51 #

    그러므로, 우리는 단순히 세금의 한조각을 북괴에 던져주는 것이 아니라, 평양의 김조일가를 금지옥엽 다루듯 귀히 여기며 난초를 보살피듯 돌보아 주어, 그들이 핵에 대한 통제권과 인민에 대한 지배력을 잃지 않도록 하는 역사적인 과업을 이뤄 나가야 하는 것이죠(...)
  • SKY樂 2018/02/13 23:55 #

    전세계가 힘을 모아도 안될것 같은데요...
  • 고구마 2018/02/14 00:43 # 삭제

    북한 입장에서는 핵을 포기할 수 있을 리가 없고, 미국 입장에서는 북핵을 용인할 수 있을 리가 없죠. 각각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너무 당연한 거고, 한국의 방향성도 일단 이런 역지사지가 전제되어야 할 텐데, 한국은 북한의 입장도 미국의 입장도 양쪽 다 전혀 생각을 못하는 거 같아요. 당연하다는 듯이 한국 입장만 생각을 해요. 자기 입장을 관철할 줄만 알지 여러 입장을 절충할 줄은 모르는 한국 사회의 모습이 외교에서까지 그대로 나타나는 거 같아요. 갑갑하네요.
  • 터프한 얼음대마왕 2018/02/14 00:47 #

    어떠한 시나리오를 짜든, 뛰어난 전략전술을 짜든... 지금의 북핵문제는 김정은이 탁자를 치다 억! 하고 죽지 않는 이상 완벽한 해결이 힘들것 같습니다. 평창 이후부터 윤곽이 잡힐것 같아요. 좋은 방향이든, 나쁜 방향이든간에요.
  • 알토리아 2018/02/14 03:20 #

    북한이 핵무기를 완성하기 전에, 그러니까 빠른 시일 내에 일본에서 핵무장 여론이 비등하고 미국이 그걸 승인하는 걸로 동아시아 핵도미노가 시작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그럼 한국도 당연히 하려고 들겠죠. 일본한테 지고는 못 사는 나라이니.
  • 우굴루수 2018/02/14 03:57 # 삭제

    개인적으로 '미국에 대한 지속적인 trolling 으로 미국의 독자 선제타격 유도, (이미 사전협의 끝난) 북한의 no action, 그 후 여론주도로 탈미 및 고려연방제 추진'이 이 정권의 masterplan 같습니다...
  • 산마로 2018/02/14 10:02 # 삭제

    그럴듯 하네요.
  • 피그말리온 2018/02/14 08:23 #

    결국 제한적인 군사행동은 있을거라고 생각. 그게 얼마나 제한적일지가 문제지...
  • 풍신 2018/02/14 08:25 #

    그 동안 손 놓고 희망 회로 돌리고, 지금도 돌리는 댓가를 치루는 것이죠.
  • 2018/02/14 11:23 # 삭제

    핵무기가 컨트롤불가라니 최악의 시나리오네요...
    그렇죠. 북이 핵을 위해 포기한 게 얼만데.. 쉽게 안 버리겠죠. 돈 얼마로 해결되면 좋은 거죠..
  • 방북해서 2018/02/14 16:22 # 삭제

    김정은 목이라도 치려는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왜 그렇게까지 하나 싶기는 합니다만,
    임종석 등의 과거를 생각하면 이해가 안가는 것도 아닙니다.

    진짜 현상 유지라도 된다는 보장있으면 모르겠지만
    미국, 일본하고 척지고 중국, 북한한테 붙어봐야 셔틀, 호구 노릇밖에 안될텐데
    이러다가 있는 거 하나 씩 내주다가 망하는게 아닐까 걱정이 되는 군요
  • 과객A 2018/02/15 06:25 # 삭제

    공동의 적이 없는 동맹은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는 겁니다.
    한미동맹의 궁극적인 적국인 북한을 대화대상으로 삼고 동맹국 미국의 의지를 꺽는 대한민국은 이미 미국의 동맹국이 아닌 것이지요.

    동맹국의 인명 및 경제적 손실을 감안해서 선제공격을 미뤄온 미국이지만
    이미 유명무실한 작금의 한미동맹의 위상을 살펴본다면, 동맹의 공동 목표를 저버린 대한민국의 인명+경제적 손실 따위는 무시해도 되니 선제공격 역시 층분한 명분이 있다고 봅니다.

    애초에 북괴가 알량하나마 대륙간탄도탄을 만들어 미국을 위협하게된 이유가 바로 미국이 대한민국의 군사동맹국이라는 이유인데, 그 군사동맹을 이유로 미국본토가 위협받게된 상황에서 그건 대한민국이 당면한 문제가 아니니 당사자인 미와 북이 대화로 풀라는 건 정말 황당한 주장이지요. 미국이 대한민국의 군사동맹국이 아니라면 북한이 무모하게 미국에 대항해서 핵전쟁도 불사하겠다는 건 애시당초 어린애들의 말장난에 불과하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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