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를 지지하도록 만드는 것, 싫어하도록 만드는 것 인문사회

2016년에 트럼프는 승산있는 싸움을 하는 것 같지 않았다. 아웃사이더인 그가 공화당 경선과 대선에 뛰어드는 내내 공화당과 제대로 발맞추어 조직적이고 계획적인 선거운동을 하는 것으로는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트럼프가 공화당 대선후보로 확정되는 순간에 그를 진정으로 반기는 공화당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다수의 공화당 의원들은 함께 치러지는 하원 선거에서라도 크게 패배하지 않기를 바래야만 했다.

민주당은 트럼프의 지지자들을 '이슬람 공포증' '성차별' '동성애 혐오'등으로 인식했다. 트럼프와 그 지지자들은 미국의 올바른 것들에게서 뒤처지고 있는 미국의 일부분으로 인식되었고, 클린턴과 민주당은 진보적이고 개선된 변화의 모습을 그려냈다. 클린턴이 2015년에 한 연설에서는 "여성의 생식 및 기타 권리를 획득하기 위한 뿌리깊은 문화적 규범과 종교적 신념, 구조적 편견을 변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민주당은 사람들이 트럼프를 싫어하고, 그 지지자들을 꺼려하도록 만들려 했지만, 클린턴을 지지하도록 만드는데 실패했다. 어째서일까?

첫째로 미국인들은 재분배보다는 성장을 더 중요시 했다. 경제위기를 거치며 민주당은 복지 서비스를 늘리고, 이를 더 확대하는 방안을 답안으로 제시했다. 오바마는 성공적이었다고 평가받았고 버니 샌더스의 열풍은 이를 증명하는 것으로 여겨졌다. 반면 트럼프는 오바마의 무상복지를 비난하며 일자리와 소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언론은 트럼프의 거칠고 과장된 모습을 보여주며 고개를 내저었지만, 미국 대중들은 경제적 이슈를 중요시 했다. 다수의 미국인들은 정부가 나눠주는 파이 한조각보다는 소득 증가를 더 원했다.

둘째로 유권자들과 대중에 대한 경의를 잊었다. 민주당과 클린턴이 주장한 것은 대중들이 받아들일 수 없는 의제를 강요하는 것이었다. 올바름이라는 방패를 앞세워 의제를 강요하는 모습은 유권자들이 갖고 있는 정치적 권리에 대한 존중을 넘어서는 것이었다. 민주당의 행태는 겉으로는 트럼프의 지지자들을 혐오스런 조그만 박스안에 가두는 것 같았지만, 실제로는 클린턴의 지지자들이 스스로 '올바름'이라는 푯말을 내건 박스 안에 갖혀 있었다. 이런 모습이 선거기간동안 지속되면서 트럼프에게 쏟아진 비난보다 더 민주당과 클린턴을 꺼리도록 만들었다.

세번째로는 너무 앞서 나갔다. 올바른 주장을 내세우는 것과, 그것을 그 사회가 용인하고 수용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느냐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언젠가는 인류가 지구를 벗어나 우주 멀리 개척을 해가야 한다는 것을 누구나 수긍할 수 있지만, 그것을 지금 당장 하자고 하면 찬성할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 것처럼 말이다. 대중들이 받아들일 자세가 전혀 안되는 슬로건과 정책을 지속적으로 강조함으로써 오히려 유권자들의 피로감이 커졌고, 싫증이 나고 혼란스러워질 뿐이었다. 이를 완충할 수 없는 장치는 제대로 마련하지도 않으면서 일방적인 주장이 거듭되면서 미국인들은 이에 대해 침묵하며 한걸음씩 뒤로 물러나기 시작했다.

네번째로 언론과 인터넷, SNS의 폭증이 사람들의 소통을 방해했다.
인터넷 뉴스나, SNS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다른 인종과 문화, 성적 소수자나 여성들의 불평등의 문제를 공감하고 이것이 사회적인 분위기를 바꿀 것으로 여겼고, 실제로 많은 인터넷 기업들들은 고객들에게 자신들이 얼마나 성불평등이나 인종혐오등의 문제에 대해 올바른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지를 열심히 홍보했다. 하지만 SNS와 인터넷 뉴스를 통한 과도한 정보 폭발은 올바른 정보를 더 많이 공유하자는 취지와는 전혀 다르게, 네티즌들이 자진해서 정보를 필터링 하도록 만들었다. 

정보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만큼 비례해서 필터링되어 버려지는 정보들이 늘어났고, 대중들은 원하는 방향의 뉴스만 취득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졌다. 또한 인터넷 뉴스와 SNS에서 퍼지는 거짓된 뉴스들은 그러한 필터링을 강화시켰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정보에 입각한 이성적 논쟁보다 올바름과 불쾌함을 확산시키는 감정적 논쟁이 늘어나면서 사회의 긴급한 문제를 해결할 합의를 이끌어 낼 기회도 놓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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