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긴축이 해답일까...라는 짧은 단상. by SKY樂

그리스 정부에 긴축을 요구하는 이유는 하나다. 재정지출을 줄여 재정의 부담을 줄이라는 얘기다. 재정의 부담이 줄어야 그만큼 들어가는 돈이 줄고 부채가 줄어들 수 있다. 상식적으로 타당한 얘기다.

그렇지만 문제는 재정지출을 줄인다고 해서 경제가 살아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긴축은 정부가 지나친 재정부담을 줄이기 위한 방편일뿐, 시장은 그와는 별개다. 정부가 재정지출을 줄여도 시장이 계속 움직여 수익을 거두어야 경제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리스의 딜레마는 바로 여기에 있다. 정부 지출을 줄여도 시장이 갑자기 살아날 가능성은 없다. 더불어 재정 지출을 줄이면 거기에 목을 메고 생존하던 다른시장이 망가지게 된다. 긴축이 오히려 시장에 조금이나마 공급하던 혈액줄을 막을 수도 있다.

이때문에 오히려 재정긴축이 아니라 적극적인 재정확대를 통해 시장 기능을 회복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과거 케인즈주의가 이러한 형태다. 그러나 대공황시절 케인즈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면에는 이차세계대전을 통한 폭발적 시장수요가 자리잡고 있었다. 거기에 더불어 미국시장은 동맥경화에 걸리긴 했지만 시장의 모럴해저드가 극심한 것도 아니었다. 수익이 나면 그 돈은 다시 시장에서 융통될 수 있는 구조였다. 그러나 그리스는 그렇지가 못하다. 정부가 시장에 자금을 투여해도 그 자금은 시장을 살리는데 융통될 가능성이 많지않다.

결국 긴축도 답이 될수 없는 주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재정확대도 답은 아니라는 소리다. 그리스 국민들이 독일과 EU의 재정긴축요구에 반발하는 이유는 하나다. 그것이 자신들의 생계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것은 정치적으로 부당한 목소리는 아니다. 일부에서는 그리스 국민들이 자신들의 부채를 갚기위해서 허리띠를 졸라매야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리스 국민들은 어디까지 허리띠를 졸라매야 경제가 살아나고 위기를 탈출 할 수 있는지 알 도리가 없다. 하나를 내주면 하나를 얻는 것이 아니라, 하나를 내주면, 다시 또하나를 내줄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존재한다.

결국 그리스문제의 해법은 그리스 정부나 시장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그리스 시장에 혈액이 자체적으로 돌도록 하는 외부적 요법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당연히 그것은 세계경제가 정상화되거나 혹은 활성화되는 길이다. 물론 단시일내에 이루어질 가능성은 없다. 오히려 그리스 문제가 세계경제의 정상화를 막는다는 의견도 있다.

EU나 독일의 자금투입 자체가 일개 국가의 경제시스템의 심장을 뛰게 만들기는 어렵다. 그리스의 심장이 다시 뛸수 있도록 하는 동인을 마련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자본주의의 회의가 많이 일고있는 시대이지만, 자본주의가 위대한 이유는 시장이 활성화되면 모든 것이 해결되는 구조를 가지고 있기때문이다. 

물론 전쟁같은 극심한 시장수요를 요구하는 이벤트가 (매력적이긴 하지만)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 결국 남은 것은 개발수요다. 과거 중국의 재정확대가 세계경제를 흔들어 놓았듯이말이다. 그러나 그정도의 능력을 갖춘 나라는 그리 많지않다. 환자에게 혈액을 찔끔찔끔 수혈해 생명을 유지시키는 것은 도움이 안된다. 이제와서 환자에게 수혈을 거두고 죽도록 냅두면 나머지가 행복해진다는 진단도 그다지 선호되지 않는다. 환자가 살아가야겠다는 의지를 보이도록 만드는게 중요한데 이게 사실 가장 어려운 문제다. 경제는 심리학이라는 격언이 결코 틀린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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